BL웹소설가인 현수는 19금 장면을 쓰지 못한다는 고민으로 술김에 성인용품을 구매한다. 술이 깬 후 반품을 하려 했지만 호기심과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직접 사용하게 된다. 그때, 소꿉친구이자 짝사랑했던 친구 유승이 그 모습을 발견하고, 유승은 자신이 고민을 해결해주겠다고 하는데…. *** 끼이익, 낡은 나무로 된 문짝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살며시 열렸다. ‘분명 문을 닫았었는데…?’ 현수는 문을 등지고 있었음에도 느껴지는 인기척에 허리 짓을 멈췄다.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보인 건 문가에 서서 미동도 없이 이쪽을 바라보는 남자였다. 가족은 아니지만, 그렇다고 모르는 남자도 아니었다. “너, 너….”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도 못 지른다고 했던가. 온몸이 돌처럼 단단히 굳어선 핏기가 싹 가신 기분이었다. 벌떡 일어난 현수는 뒤를 닦을 생각도 못 하고 바닥에 널브러진 속옷과 바지를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. “백유승? 뭐야, 너가 왜 여기…. 아니 그보다 어떻게…?”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에 당황한 현수가 횡설수설 말을 하자 백유승이라 불린 남자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목뒤를 쓸어내렸다. “초인종을 눌러도 답은 없고, 현관문은 열려있어서 혹시 무슨 일 있나 해서 들어와 본 건데…. 그냥 들어와서 미안.” 도어록이 고장 난 바람에 원래는 가만히 둬도 자동으로 잠기는 걸 수동으로 잠가야 한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. 어쩐지 아까 닫고서 문이 닫히면 들리는 띠리링 소리가 안 들리더라. 현수는 그 중요한 걸 잊어버린 자신을 책망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. “그, 그래서 어디서부터 봤어?” “그거 넣을 때부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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